중요민속자료 제226호(1991.8.22)인 이 건물은 탁청정 김유가 1544년(중종39)에 세운 것으로 종가에 딸린 정자이다. 정자의 이름은 김유의 호에서 유래되었다. 정면 3칸, 측면 2칸의 누각 건물이다. 오른쪽에 4칸 규모로 3면이 트인 마루가 있고, 왼쪽에 2칸의 온돌방이 있다. 정자 건물로 공포에서 고급의 수법을 사용하고 있는데, 공포구성은 오래된 수법이다.
매우 튼튼한 재료를 사용하여 당당하면서도 입체구성의 비례가 잘 잡혀 있는 것이 특징이다. 정사각형에 가깝다. 영남지방에서 개인의 정자로는 그 구도가 가장 웅장하고 우아하다는 평을 받고 있다. 탁청정이라는 현판은 석봉 한호(1543년~1605년)의 필적이다. 건축 당시에는 단청이 있었다.
탁청정은 그 규모가 웅장하고 모양이 화려하여 오랫동안 인근에서 이름을 떨쳤다. 그래서 낙성연에 초대된 퇴계 이황이 강 건너에서 정자의 모양을 보고는 ‘선비의 집이 너무 호사스럽다.’고 하여 오르기를 꺼렸다는 이야기가 있다. 이 이야기는 탁청정의 웅장하고 화려한 규모에서 빚어진 설화로 생각된다. 탁청정의 현판은 당대의 명필인 석봉 한호의 글씨이다.
이 현판은 획과 점들이 듬직한 가운데 한 글자 한 글자가 생동감을 준다.
탁청정 측면
탁청정 정면
경사진 지형을 이용하여 계단식으로 석축을 쌓고 다음 높은 호박돌 주추 위에 누하주를 세웠다. 누마루는 우물마루로 귀틀을 네 기둥 밖까지 연장시켜 마루를 만들었다. 그리고 온돌방의 앞면과 옆면, 뒷면에는 쪽마루를 내어 흙을 밟지 않고 정자를 한 바퀴 돌 수 있도록 배려하였다.
또 누마루에는 계자각 난간을 달고 온돌방 주위에는 평난간을 설치하여 멋과 안전을 고려하였다. 이 누마루는 조망과 통풍을 고려하여 앞과 옆이 터져 있고, 뒷벽 2칸은 얇은 판벽에 얇은 널빤지로 만든 쌍여닫이문을 달았다. 온돌방의 앞면 외벽에는 쌍여닫이띠살문을 달았고, 옆면에는 붙박이 넉살무늬 광창과 여닫이띠살문을 달았다. 누마루와 방이 접하는 2칸은 전체를 들어올릴 수 있도록 되어 있다.
호박돌 주추와 누하주
지붕과 기둥의 짜임새
왼편 1칸 은 경우에 따라서는 전체를 들어올려 말굽형 걸쇠를 걸도록 되어 있는데, 여기에 다시 작은 여닫이붙박이창을 만들어 전체를 들어 올리지 않을 때 사용하게 하였다.
오른편 1칸도 전체를 들어올릴 수 있도록 고안되었으며 분합여닫이문과 들어열개문으로 이루어져 있다. 들어열개문은 가운데에서 다시 작은 여닫이 띠 살문을 두어 용도에 따라 이용하게 하였다.
왼쪽 문
오른쪽 문
기둥은 모두 원기둥이며, 공포는 주심포 양식이며, 이익공 받침 외목도리에 모서리를 정(井)자 모양으로 짜 올렸고, 처마는 부연을 돌려 겹처마로 꾸몄다.
마루보에 연꽃을 새긴 포대공을 받치고 오량으로 상하연을 받친 특이한 구조이다.
공공누리 제4유형, 이미지출처 : 문화재청